자녀를 위한 유서 쓰는 법 – 부모의 마지막 사랑을 전하는 글쓰기
노년이 되어 인생의 후반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마음 한구석에 정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찾아옵니다. 특히 자녀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남길 것인지, 어떤 말을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지 고민하게 되지요. 유서는 단순히 재산을 분배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삶의 끝에서 자식들에게 남기는 가장 따뜻하고도 진심 어린 편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필 유서의 형식부터 내용 구성, 법적 효력 있는 작성 방법, 그리고 실제 작성 예시까지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한 마지막 글쓰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유서의 의미: 단순한 재산 분배 문서를 넘어
유서는 흔히 ‘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관한 법적 문서로 생각됩니다. 물론 그런 기능도 있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들에게 마음속 깊이 전하지 못한 진심을 담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특히 말로 다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사랑, 당부, 미안함 등을 글로 남기면 자녀들에게는 큰 위로와 지침이 됩니다.
자녀가 어릴 적부터 함께한 기억들, 마음속에 오래 남았던 미안함, 또는 형제끼리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2. 자필 유서의 법적 요건
유서를 아무렇게나 써서는 법적 효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효력을 갖는 자필 유서는 민법 제1066조에서 아래의 조건을 갖추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요건 | 설명 |
전부 자필로 작성 | 반드시 본인이 손으로 직접 작성. 컴퓨터, 타인이 대필한 경우 무효입니다. |
날짜 기재 | 작성 연, 월, 일을 정확히 기록해야 합니다. 날짜가 없으면 무효입니다. |
본인 성명 기재 | 본인의 이름을 자필로 쓰고, 생략 없이 끝까지 작성해야 합니다. |
서명 또는 날인 | 서명 또는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지장이 가장 확실합니다. |
참고로, 자필 유서에는 공증이 필요하지 않으며, 반드시 변호사를 통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복잡한 재산이 있을 경우에는 전문가 자문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3. 유서 작성 시 기본 구조
유서는 자유롭게 작성해도 되지만, 아래와 같은 틀을 따르면 더 정리되고 전달력 있는 문장이 됩니다.
1. 인사말
가장 먼저 유서를 받게 될 자녀들에게 따뜻한 인사말을 적습니다.
예: “사랑하는 내 자식들아”, “내 딸 ○○에게”, “우리 ○○에게”
2. 지난 삶에 대한 회고와 감사
자녀들과 함께한 기억을 회상하며 감사를 전합니다.
예: “너희가 있어서 나는 참 행복했다”, “가난했지만 너희를 키운 시간이 가장 소중했다”
3. 당부의 말
형제들 사이 잘 지내길 바라는 말, 배우자(남편/아내)에게 잘하라는 부탁, 손자녀에 대한 희망 등 인생의 지침이 담길 수 있습니다.
예: “형제들끼리 다투지 말고 자주 만나거라”, “엄마가 너희를 위해 얼마나 애쓰셨는지 기억해라”
4. 재산 분배 및 구체적인 법적 지시
부동산, 예금, 현금, 물건 등 유산이 있다면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예: “서울 강남 아파트는 장남 ○○에게, 예금 3천만 원은 둘째와 셋째가 반씩 나눠라”
5. 마무리 인사
마지막으로 사랑을 담은 작별 인사를 남깁니다.
예: “너희를 정말 사랑했다”, “다음 생에서도 너희 아버지로 태어나고 싶다”
4. 실제 자필 유서 예시
사랑하는 내 자식들아.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몸은 조금씩 불편해지고 있지만 너희 생각만 하면 마음은 따뜻하고 든든하다.
너희가 이 세상에 와주고, 내 자식으로 함께해줘서 참 고맙다.내가 세상을 떠난 뒤 너희가 혹시나 다투거나 마음 상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너희는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왔고, 나는 그 모습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했다.장남 ○○에게는 내가 살던 집을 물려주고자 한다.
단, 엄마가 살아계시는 동안에는 엄마와 함께 살고, 처분은 하지 말아라.나머지 예금 3천만 원은 둘째와 셋째가 똑같이 나누어 가지도록 하여라.
집 안에 있는 내 오래된 시계는 막내에게 주었으면 한다.엄마에게는 자주 연락하고, 함께 식사도 하면서 외롭지 않게 해드려라.
자주 모여 웃으며 이야기 나누는 집안이 되기를 나는 간절히 바란다.너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2025년 5월 5일
○○○(서명 또는 지장)
5. 유서 작성 팁과 주의사항
- 두서없이 써도 됩니다. 완벽하게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진심이 담긴 글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자녀에게는 큰 선물입니다.
- 복수 유서 금지: 나중에 다른 유서를 작성할 경우, 최신 유서만 효력을 갖습니다.
- 보관 장소 중요: 유서를 작성한 후 집안의 안전한 장소나 은행의 금고, 가족 중 신뢰할 수 있는 자녀에게 맡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 유언집행자를 지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믿을 수 있는 가족 중 한 명에게 유언 내용을 실현해달라고 부탁하세요.
6. 꼭 유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 영상 편지, 손편지 등
꼭 법적 유서를 작성하지 않더라도, 자녀들에게 전하는 마음을 영상 편지나 손편지로 남기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영상 촬영도 가능하니, 말로 남기는 것도 하나의 따뜻한 방법입니다.
손으로 직접 쓴 편지는 법적 효력은 없지만, 마음의 위로와 가족 간의 유대를 이어주는 강한 힘이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유서는 죽음을 준비하는 글이 아니라, 삶을 마무리하며 남기는 마지막 사랑의 표현입니다. 자녀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담아 글로 남긴다면, 그 글은 오랫동안 자녀들의 마음에 따뜻하게 남을 것입니다.
유서를 준비한다는 건, 가족을 위한 또 하나의 배려이자 용기 있는 결심입니다.
지금 그 사랑을 글로 옮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