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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파이어족의 삶은 이기적인가?

by 소녀공감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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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선택, 점점 더 흔해지는 현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경제적 이유, 가치관의 차이, 자유에 대한 갈망 등 이유는 다양하다. 파이어족에게는 여기에 또 다른 동기가 있다. 조기 은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혼은 매우 중요한 선택지로 다가온다. 나의 경우에도 그랬다. 30대 초반부터 파이어를 꿈꾸며 절약과 투자를 실천해 온 나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나의 재정적 자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결혼은 분명 장점이 있다. 정서적 안정, 사회적 인정, 공동체 생활의 따뜻함. 하지만 동시에 그로 인해 따라오는 책임과 제약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자녀 계획까지 고려하면 재정적인 부담은 단순한 '지출 증가'를 넘어 인생의 구조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다. 육아와 교육, 주거 안정 등 수많은 요소들이 결혼 이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나는 더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걸까?"

 

이 질문은 단순한 도덕적 판단을 넘어서 삶의 방향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어졌다. 나는 왜 결혼을 해야 하는가? 정말로 함께 살아야만 삶이 완전해지는가?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나는 점점 더 나의 생각을 명확히 하게 되었다.

 

 

 

 

 

 

 

 

 

2. 이기적이라는 오해, 그리고 진짜 이기심의 의미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종종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너만 생각하는 것 아니야?" "가정을 이룰 생각은 없는 거야?" 이런 말들은 나를 위축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나의 결정을 흔들리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확신하게 되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선택이 반드시 이기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나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자기 삶의 책임을 온전히 지려는 사람'이 정말 이기적인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양육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이 과연 희생일까?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회피일까? 나는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먼저 나 자신을 단단히 세우는 데 집중했다. 파이어족의 삶은 이런 내게 가장 잘 맞는 방식이었다. 소비를 줄이고, 자산을 쌓으며, 내 삶을 내 손으로 설계하는 이 과정은 나를 '더 이기적이게' 만든 것이 아니라 '더 책임감 있게' 만들었다.

 

진정한 이기심은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며 자신의 욕망을 억지로 숨기고 사회적 기대에 맞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을 명확히 하고 그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임은 때때로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는 데서 비롯되기도 한다. 이기적이라는 말은 때로 너무 쉽게, 너무 편리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파이어족으로 살아가며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나의 삶은 단순한 '개인의 욕심'이 아닌, 철저한 고민과 선택의 결과다.

 

 

 

 

 

3. 혼자서도 충분한 삶, 그러나 고립은 아니다

나는 혼자 사는 삶이 결코 외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나만의 루틴을 만들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해보는 시간은 내게 너무도 소중하다. 이 삶은 '누구와 함께 해야만 완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도 충분히 충만한 삶'이라는 것을 매일 증명해준다.

 

나는 혼자 살지만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친구들과의 깊은 대화, 가족과의 정기적인 교류, 나를 지지해주는 커뮤니티와의 연결은 여전히 내 삶의 중요한 일부다. 파이어족으로서의 삶은 오히려 이런 관계들을 더 깊이 있게 만드는 것 같다. 의무가 아니라 선택으로 맺어진 관계는 훨씬 더 건강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이 기반이 된다. 나는 그렇게, 외롭지 않되 얽매이지 않는 관계를 추구한다.

 

그리고 이 관계 속에서 나의 삶은 더 풍요로워진다. 상대에게 기대지 않고도 함께하는 것,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나는 매일 느낀다. 이는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는 때로 불가능하거나, 혹은 굉장히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나는 지금의 삶을 통해 관계를 다시 배우고 있고, 그것이 오히려 나를 더 따뜻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4. 나의 생각: 결혼은 의무가 아닌 옵션이다

사람마다 삶의 방식은 다르다. 누군가는 결혼을 통해 더 큰 행복을 얻고, 또 누군가는 혼자만의 삶에서 더 많은 자유를 느낀다. 나는 후자에 속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삶의 방향에서 비롯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혼을 하지 않는 파이어족의 삶이 이기적이라는 시선은 이제 그만 거두어야 한다. 그것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삶의 형태다. 우리는 더 이상 누군가의 아내, 남편이 되어야만 어른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나는 내가 세운 삶의 구조 속에서 충분히 성숙하고 있고, 그 삶의 방식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하게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택한 길은 다르지만, 그 다름이 비난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파이어족의 삶은 내게 '선택의 권한'을 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권한을 통해 결혼이 아닌 나만의 길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더 자율적인 존재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이기적인가? 그렇지 않다. 나는 단지,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을 책임감 있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삶이 나에게 진정한 의미의 자유와 평온을 안겨주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로 가치 있는 삶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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